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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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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10-01 22:23

연중 26주 금(수호천사 기념일)

2,383
김오석 라이문도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아직도 생생한 어린 시절 주일학교의 기억이다. 수녀님의 수호천사에 대한 설명이었다. 수녀님은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아이를 바라보며, 골목 귀퉁이에서 눈물 흘리고 있는 수호천사의 그림을 보여 주면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여러분이 나쁜 짓을 하면 여러분의 수호천사가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게 된답니다.”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이다. 교회 전통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각 사람마다 그를 보호하는 수호천사를 하나씩 두었다고 한다.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며, 선행을 하도록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인도하고 온갖 유혹과 악으로부터 보호하며, 또 그들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무를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히 받은 영적 피조물이 바로 수호천사다.

 

사실 수호천사의 개념은 성서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성서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점차 형성된 신심이라고 하겠다. 구약성서에 개인이나 작은 무리를 돕거나 보호하는 천사에 대한 언급이 산재해 있다.(창세 19,10-14; 24,7; 출애 23,20; 다니 3,49-50; 토비 5,6 ) 오늘 독서인 탈출기 2320,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는 천상의 교회를 향한 하느님 백성의 순례 여정에 언제나 천사의 보호와 안내가 현존함을 말해준다.

 

신약성서에서도 천사가 하느님 백성들의 협력자라는 오래된 관념을 보여주는 구절이 발견된다.(사도 5,19; 127-10; 히브 1,14; 갈라 1,8) 특별히 수호천사가 인간들 개인과 지속적이고도 개별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명시한 전형적인 구절이 바로 오늘 복음 마태오 1810절이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교회의 가르침과 전통 가운데 나타난 천사 교리에서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본질상 하나다. 즉 하느님께서 우리 감각의 대상인 세상과 함께, 우리의 감각을 초월하는 영의 세계도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교회는 천사교리를 1215년 제 4차 라테란 공의회에서 신앙교리로 선포하였다.

 

하느님께서 나를 보호하고 인도하시기 위해서 수호천사를 보내 주셨다. 이 천사는 내 일생 동안 동반자인 동시에 안내자이다. 얼마나 복되고 든든한 하느님의 은혜인가? 수호천사는 맡은 사람들을 악마에게서 보호하고 죄지을 기회에서 안전하게 지켜주기도 한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게 힘을 주고 덕행을 더욱 잘 실천하도록 용기를 북돋우며, 좋은 생각과 거룩한 염원을 갖게 도와준다. 특히 죽음의 순간에 함께 해준다.

 

우리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아침기도 때 바쳤던 수호천사께 드리는 기도를 소개한다. 새로 개정된 가톨릭 기도서에는 빠져있지만 옛날 기도서에는 포함되어 있던 기도다. 언제나 저를 지켜주시는 수호천사여, 인자하신 주님께서 저를 당신께 맡기셨으니, 오늘 저를 비추시고 인도하시며 다스리소서. 아멘.” 오늘부터 아침기도와 함께 이 기도를 첨가하여 하루를 동행할 수호천사의 도움을 청한다면 내딛는 우리의 발걸음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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