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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이야기마당

2020-02-26 10:41

오정석 라이문도 부주임신부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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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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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의 사진이 전국을 울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의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다음 확진자가 도착하기 전 한 의료진이 의자에 앉아 잠시 쉬는 모습입니다. 불철주야로 지금 의료진들은 최전선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일들이 우리에게 잘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망자가 점증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되려 이에 대한 불만을 의료계나 질본 당국을 향해 토로하곤 하지요. 아마 숨어 있는 일도 모두 보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자기 한 몸 다 바쳐 코로나 19와 싸우는 이 땅의 모든 의료진들의 그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진정한 자선을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나 자신이 선행하고 있음을 남에게 알리지 않도록 하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겸손하게 살아야 함을, 그리고 항상 회개하고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함을 사순시기 동안 반복해서 듣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 자신이 행한 선에 잠잠하라고 말씀하셨던 이유는 내가 남들에게 선을 베푸는 것보다 남들이 나에게 베푸는 호의와 선행이 얼마나 많은지,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들 안에 하느님의 성령이 모셔져 있는지를 식별하라는 진심 어린 조언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이웃의 모습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얼굴을 이웃에게서 발견하게 된다면, 그 다음은 경탄과 감사만이 남습니다. 성전에서, 그리고 예수님의 몸을 모실 때마다 그리스도의 현존을 느끼고 놀라워하며 깊은 감사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은, 또한 이웃에게서도 똑같은 그리스도의 현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웃에게서 사소한 선행을 발견하는 사람은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의 일을 자기 자신이 직접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아무도 없는 빈 성전에서 주엽동 본당 사제단과 더불어 수녀님들과 신학생과 함께 미사를 집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재를 뒤집어 쓰고, 사람이 흙으로 돌아갈 것을 마음속에 새기며 이제 비로소 시작된 사순 시기를 경건하게 준비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순 시기는 다른 한편으로 기쁨의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의 사소한 선행을 잘 감지할 수 있다면, 우리가 이웃들의 얼굴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지금 함께 있지 않지만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는 하나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 모든 주엽동본당 교우분들께 건강과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댓글목록

정계순 엘리사벳님의 댓글

정계순 엘리사벳 작성일

지친 몸으로 헌신하고 있는 의사를비롯하여 모든 봉사자들에게
주님의 은총으로 건강을 허락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자원 봉사자가 오늘 현재 의사와 간호원이 205명이 신청하였네요.
하느님의 사랑이 봉사자들을 통하여 드러날 것입니다.
영상을 통하여 재의수요일 미사를 우리 가족이 모여 봉헌하면서
다시 한 번 주님 안에서 하나임을 감사드렸습니다.
어느 종교나 다양한 직종에서 겪는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에 주님의 가호가 있으시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모두가 한 마음으로 바이러스가 빨리 종식될 수 있기를 기도할것입니다.

김옥주 마리안나님의 댓글

김옥주 마리안나 작성일

신부님이 집전하시는 미사를 한번도 마주하지 못한채,
이렇게 글로 인사를 나눕니다...

주님이 허락하신 시간에 함께 미사드릴 수 있기를 빕니다^^

김동진 스테파노님의 댓글

김동진 스테파노 작성일

주님.. 코로나로부터 불안에 떠는 저희에게 위안을 주시고 코로나와 맞서 싸우는 모든 이에게 힘을 주소서

남혜란 헬레나님의 댓글

남혜란 헬레나 작성일

우리 이웃의 모습에서 예수그리스도를 발견하는 일은 어쩌면 복음서 전체 가르침의 요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태복음 25장 31-46절 최후의 심판의 내용대로 우리가 하는 행동이 염소가 아닌 양으로 분류될 수 있는 기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특별한 올해 사순시기를 맞아, 우리가 이웃의 사소한 선행을 잘 감지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그들의 얼굴에서 늘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깨어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