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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이야기마당

2020-03-08 07:29

일상의 소중함

2,069
김동진 스테파노

다들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처음에 느꼈던 두려움은 시간이 해결해 준 듯 좀 줄었지만 여전한 두려움, 적막함, 안타까움 ...


코로나 현황판을 하루 몇번이고 보는게 습관이 되어 버렸어요. 전례단 봉사한 지가 8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평일미사 봉사도 없어졌고 주일미사 조차 못 가니 갑자기 사라진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주일미사를 한번도 안 빠진 것 같은데, 오늘도 못 가면 벌써 두번째네요.  지금 분위기 봐서는 다음 주 주일미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러운데, 빨리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싶어요.


참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본당은 인터넷 미사가 준비되어 있다는 거죠.  사정이 있어 지금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저희 미카엘라도 주엽본당 미사를 유튜브를 통해서 만나고 있답니다.  지난 2주동안 첫 한 주는 저 혼자, 그 다음 한 주는 큰 애랑 저 둘만 있다보니, 지난 2주간 마트에 한번 안가고 냉장고 뒤져가며 살고 있어요. 이것도 저희집 기록.... 오늘은 아무래도 나가서 뭘 좀 사와야 할 듯 합니다.


우리나라 처럼 검사를 제대로 안해서 그렇지, 이탈리아나 이란은 확진자가 이미 만명을 넘어도 한참 넘었을 것 같고, 이웃 일본의 확진자 수도 우리나라 만큼 되지 않을까 싶은 것은 같은 처지에 있는 국가 들이 많음을 위안으로 삼으려는 방어심리 탓 같기도 합니다.  독일과 프랑스, 미국이 우리나라를 열심히 추격하는 걸 봐서, 그 나라들도 이미 많이많이 퍼져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검사를 안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고 열심히 환자를 찾아내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입니다.


(비록 살아 본 적은 없지만) 저의 집안이나 저희 미카엘라의 집안이 대대로 청도에서 뿌리를 내려온 집안인데, 그리고 아직도 많은 일가친척들이 청도에 살고 있는데, 신천지에게 그렇게 중요한 곳임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ㅎ 

저희 어머니와 누님들, 장인장모님 모두 대구에 살고 계시다보니 요즘 상황이 더 신경이 쓰입니다.


구정 연휴 기간동안 94 마스크 50개, 80 마스크 50개를 주문했었는데, 94 것은 주문취소 당하고 80 마스크 50개를 운좋게 받았어요. 그때 지불한 가격이 17,800원이었으니 개당 356원이었습니다.  356원짜리가 단 열흘후에 보니 4,700원에 팔고 있더군요. 13배 올랐어요. 무슨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세상이 하루 아침에 바뀐 걸 실감합니다. 그 후에는 개당 1,700~2,000원 짜리로 여기저기 총 200개 가량 여러 주문을 넣었는데 전부 취소당하고 하나도 못 받았어요. ㅠ


미세먼지 때문에 평소에도 마스크 재고를 상당히 유지하고 있었지만, 대구에 마스크 수십 개 내려보내고 나니 마스크를 아껴야 할 것 같아, 길 걸을 때는 안쓰고, 혼잡한 데서만 94나 80 마스크 쓰고, 여러번 반복해서 쓰고, 사람이 좀 적은 곳에서는 빨아쓰는 면 마스크 쓰는 식으로 마스크 구두쇠 처럼 살아서 지금까지 2~3개 정도 소비한 것 같아요. 그나마 지난 2주간 재택근무한다고 집에서 꼼짝 안하고 있어서 마스크가 덜 필요한 거에 감사하고 있답니다.  마스크 사겠다고 줄 설 시간도 없지만, 다른 필요한 사람도 많을테니 오프라인에서 마스크사려고 시도도 안해 봤네요. 그냥 몇개 남은 재고만으로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답니다.

작년 이맘 때는 본당의 날 ​바자회 준비한다고 정신 없었는데...

주님, 성당에서 빨리 미사드릴 수 있게 저희를 도와주소서 ...




댓글목록

정계순 엘리사벳님의 댓글

정계순 엘리사벳 작성일

정지되어 있는 듯한 우리 삶이 참으로 막막합니다.
그래도 주님 계시기에 감사히 아침을 맞이합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주님 안에서 좋은 하루 보내시와요~♡

오정석 라이문도님의 댓글

오정석 라이문도 작성일

아멘!

김옥주 마리안나님의 댓글

김옥주 마리안나 작성일

강제로 바뀌어진 일상에 대한 소회가 왠지 먹먹하네요...
잘 이겨내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매일매일을 소중하고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김영자 글라라님의 댓글

김영자 글라라 작성일

평범하다고 느껴졌던 우리의 일상이
침 보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와
우리 모두 감사하고 즐거워하며 살기를 소망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