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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강론

김오석라이문도주임신부님
김오석
2016년 02월 07일
연중 5주 월(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가 12,40)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하고 말해야 합니다.”(야고 4,1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리라.”(민수 6,24)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레임과 기대로 맞이한 설날 아침 떡국도 먹고, 설빔으로 받은 새 옷을 갈아입고 집안과 동네 어르신께 세배 드리고 세뱃돈을 받아들고서 행복해하던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201611일을 맞으면서 병신년 새아침이라고 했습니다만, 사실 그것은 정확하지 않은 말이고, 우리 민족 고유의 설날인 오늘이야말로 병신년 새날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새날에 새 아침의 희망과 기대에 찬 해오름을 함께 기뻐하며 감사드립니다. 온 누리를 비추는 햇살처럼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형제자매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시길 축원드립니다.


설날이라는 명칭은 한 해가 서는 날, 선날이라 해서 설날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한 해의 첫 날을 아무렇게나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첫 날을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양력 11일의 결심과 다짐이 그새 퇴색되었다면 다시 힘을 내어 오늘부터 재출발할 수 있다면 그것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축복입니다. 몸과 마음을 삼가고 한해를 준비한다고 해서 신일(愼日)이라고도 합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 과거는 이제 떠나보내고, 털어버리고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는 의미 깊은 날이 되어야겠습니다.


또한 설날은 조상님들에 대한 기억과 감사에 바탕을 둔 효 사상을 되새기는 명절이기도 합니다. 세속적 분투와 번잡함을 잠시 접어두고 조상님들과 함께하는 거룩한 시간으로 들어가 그분들과 함께 머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이 미사 중에 먼저 세상을 떠나신 조상님들과 가족 친지들이 하느님의 품안에서 평화와 영원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설날을 맞아 새해 복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합니다. 영혼 없는 말마디에 그치지 않도록 마음을 실어 인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설날을 맞이한 우리들에게 모세를 통해서 전해주시는 말씀을 통하여 이렇게 축복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복을 내리며 너희를 지켜 주리라. 내가 너희에게 내 얼굴을 비춰주며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리라. 너희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바라노라하느님은 사랑 자체이십니다. 연민으로 충만하시고 우리가 잘 되기를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분의 축복을 받는 것은 우리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복이란 그 복을 받을 그릇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하느님께서 복을 주고 싶어도 받을 수 없습니다. 지긋지긋한 가뭄에 장대비가 쏟아져도 그릇을 준비해야 빗물을 받아 모을 수 있는 것처럼 복 받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복 받을 준비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나를 통해 다른 이에게 하느님의 복을 주려고 하는 마음, 진심으로 다른 이의 복을 빌어주는 기도, 기꺼이 손해보고 희생할 수 있는 사랑의 실천이라는 그릇을 준비할 때 하느님의 복은 우리들을 비껴가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2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하고 말해야 합니다.”(야고 4,14)

복을 받는다는 것은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미래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복은 오늘 현재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들의 것입니다. 현재를 누리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 웃으며 양보하고 감사하며 사랑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미래의 시간이란 그저 주님께서 허락하시면 그때도 분명 행복하리라는 믿음을 간직하면 그뿐입니다. 올 한해는 주님께서 원하시면내가 하는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고 늘 행복하리라! 는 자신감과 믿음을 간직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들고 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준비하고 있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현실을 한탄하고 좌절하여 쓰러진 사람은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고 그분의 축복을 알아볼 수 없으며, 그분께서 선물로 주시는 기회를 포착할 수 없습니다. 좌정하고 마음을 정갈하게 하여, 사랑으로 충만할 때, 매사에 감사하며 긍정의 마음으로 미소 지을 때, 사물과 사람과 사건들 사이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의 움직임을 알아챌 수 있고,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복은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호박과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설날 미사를 통해 오늘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한 내 생명의 뿌리인 조상님들과 부모님들의 은덕을 기억하며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분들을 위해 그분들이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기를 마음 모아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마음을 다해 바치는 우리의 기도는 아직 하느님 나라에 들지 못한 조상님들과 부모님, 친지들의 영혼을 하느님 나라로 들어 올리는 유향 연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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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이성은루치아
신부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2016.02.11 08:36

2016.02.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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