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0주 화요일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태 5,13)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6)
산상수훈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 됨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단 한군데도 건성으로 건너뛸 부분 없는 신앙 생활의 대장전이다.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제자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며,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선언이다. 해설이 필요 없는 쉬운 말씀이다. 등불 하나로 온 집안을 환하게 밝히듯 세상의 어둠을 밝힐 빛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음식의 부패를 막고 음식의 맛을 더하는 소금처럼 이 세상이 하느님의 통치가 이뤄지도록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세상의 빛이요 소금인가?
우리 본당은 세상의 등불이요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예전에 갈무리해 두었던 김승오 신부님의 글입니다.
<착한 아이를 보면 서글퍼집니다>
착한아이를 보면 서글퍼집니다.
때릴 줄도 모르고 맞기만 하는 아이
마냥 순하고 순해서 욕심도 없는 아이
고분고분 말 잘 듣는 그런 아이를 보면 슬퍼집니다.
난 벌써 다른 것에 익숙해졌나 봅니다.
똑똑하고 약삭빠른 아이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다 잘해 보이는 아이
말도 잘하고 기계도 잘 다루는 아이
컴퓨터, 오락실, 놀이를 잘하는 아이
계산 빠르고 똘망똘망한 아이
그런 아이들에 익숙해서인지
착한아이를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아니 내 자신이 이내 그렇게 되었는가 봅니다.
착한 마음은 사라지고, 순박한 마음은 사라지고,
현대 문명에 곧잘 익숙해져서인가 봅니다.
어수룩하고 약간 늦어 보이며
손해 보는 일에도 웃으면서
뭔가 좀 시대에 맞지 않는 듯 여겨지는
그런 아이를 이내 그만 잊었나 봅니다.
두렵습니다.
이렇게 변해버린 내가 두렵습니다.
현대 문명에서 얻은 것보다는 잃어버린 것이 더 많은데
물질적이고 빠른 속도에 길들여진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길이 겁이 납니다.
어쩌다 마주치는 착한아이
아니 착한 사람들을 보면 서글퍼지는 것은
내 안의 느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감정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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