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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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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글

2015-09-08 00:26

연중 23주 화(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1,530
김오석 라이문도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마태오 1,20)

 

오늘은 성모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축일이다. 오늘의 입당송은 이렇게 노래한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을 기뻐하며 경축하세. 정의의 태양,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을 그분이 낳으셨네.”

 

성모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오늘의 복음은 예수님 탄생의 경위를 전해준다. 성모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우리의 주님, 임마누엘이신 예수님을 낳아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로 믿음의 그리스도로 고백된 예수님의 잉태와 탄생을 보통의 인간적 방식의 차원으로 생각하는 것은 초대교회의 신앙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그들에게 성모님의 성령 잉태는 의심할 여지없는 신앙 고백이었고 믿음의 결론이었다.

 

예수님의 성령 잉태에 대해 생물학적 과학적 이유를 들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문을 제시할 뿐 아니라 그 자체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 있어 창조주의 자기모순이라고 제법 논리적 반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존재의 근원이 무엇인가? 무엇이 만물을 존재케 하였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성서의 구절이 다름 아닌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된 예수님이라는 명제다. 단순하게 말해 세상 만물의 시작과 마침이 성령이신 하느님으로 말미암아 이뤄진 것을 믿는 이는 성모님의 성령 잉태가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당연한 일임을 받아들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자연의 순리와 법칙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이 거룩한 것이고 하느님의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부부가 맺는 사랑의 행위도 당연히 거룩한 것이고 하느님의 일이 된다. 아울러 부부 사랑의 결실로 한 생명이 시작되고 태어나는 일 역시 하느님의 성령이 하시는 거룩한 일임을 우리는 확신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심스러운 결론이지만 설사 자연 법칙 안에서 예수님이 잉태되고 탄생하셨다고 해도 그분의 신성에는 조금도 하자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동정 마리아의 성령 잉태는 믿음의 문제이고 고백의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로 임마누엘의 주님이 되신 예수님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의 성령 잉태로 이 세상에 사람이 되어 오셨다고 고백하고 믿는 것은 당연히 오늘날 믿는 모든 이들의 신앙 고백이며 교회의 신학적 결론이다.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성모님의 탄생 축일은 천사의 전언에 두려움 없이 라고 응답한 시골 처녀 마리아의 응답에서 비롯된 놀라운 신비임을 받아들이며 성모님의 탄생을 감사하고 기뻐하고 축하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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