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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9-12 00:04

연중 23주 토요일

2,277
김오석 라이문도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루가 6,43)

 

참 신앙인인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얻고자 한다면 그의 행동을 살피면 된다.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선한 행위란 튼실하고 물오른 푸른 가지를 지닌 나무에 매달린 탐스런 열매와 같고, 악한 행위는 병들어 죽어가는 나무의 가지에 매달린 썩은 열매와 같다.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와 같다.

 

열매 맺는 삶을 살지 못한다면 신앙인이라 할 수 없다. 나쁜 나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나쁜 열매란 불륜, 더러움, 방탕, 우상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그 밖에 이와 비슷한 것들”(갈라 5,19-21)이다.

좋은 열매란 성령을 담고 있는 나무에 열리는데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갈라 5,22-23)이다.

 

나는 과연 좋은 열매를 맺는 나무인가? 아니면 나쁜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곧 주인에 의해 불 속에 던져질 썩은 나무는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노와 불만을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에게서 온화함과 친절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탐욕과 이기심을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눔과 배려가 흘러나올 수는 없다. 원한과 복수심을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에게서 화해와 용서가 흘러나오지 않는다.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연민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야 사랑과 나눔을 행할 수 있다. 감사와 긍정성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야 기쁨과 호의를 베풀 수 있다.

 

내 마음의 곳간에 담겨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담고 싶은가? 껍데기와 쭉정이만 매달린 말라비틀어진 고목이 아니라 달디 단 튼실한 열매를 얻는 싱싱한 좋은 나무가 되기 위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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