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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3-02 01:24

사순 2주 월요일

2,219
김오석 라이문도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루가 6,37)

 

살다보면 별 사람이 다 있습니다. 하는 짓이 시원찮아 한심한 사람, 괜히 얄미운 사람. 얄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사람, 나를 해꼬지 하는 못된 사람.

 

마음 속에 미움이 자랍니다. 아무리 억눌러도 생명력 질긴 잡초처럼 미움이 쑥쑥 자라 마음을 꽉 채워버립니다.

그럴 때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어떤 처지인지 돌아봅니다. 저의 게으름, 약점, 부족함, 죄악의 목록들을 끄집어 냅니다.

 

나란 존재가 기다려지고 있음을, 인내의 대상임을 자각하기 위함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못된 저의 성정을 잘 알면서도 계속 인내하고 있음을 통감합니다. 욕망과 죄로 비루해지고 남루해진 저의 마음을 지긋이 바라봐 주시는 그분의 관대함을 느끼며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런 나를 있게하시고 "참 좋구나"하신 사랑을 기억합니다.

 

그런 연후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할 사람은, 상황은, 사건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상했어도 빨리 잊으려고 노력합니다.

 

나 자신이 용서가 필요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 잘못하는 타인을 너그럽게 봐줄 수 있는 열쇠입니다.

 

우리가 매일 바치는 주님의 기도,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게 하시고..."를 입속에 되뇌면서

용서하고 용서받는 오늘 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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