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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6-01-17 14:38

연중 2주 월요일

2,659
김오석 라이문도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깁지 않는다.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마르 2,21; 22)

 

숨 쉬고 살아있는 생명은 매순간 새로워지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생명은 순간순간 새로워짐으로써 비로소 생명이기 때문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제의 는 오늘의 나와 똑같은 가 아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만 그 변화가 크고 갑작스럽지 않기에 잘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순간마다 변화한다. 그래서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리가 있다면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낡은 옷에는 낡은 천 조각이 어울린다. 당연히 새 옷에는 새 천 조각이 어울리지 낡은 천 조각을 갖다 대는 사람은 없다. 새 부대에는 새 포도주, 낡은 부대에는 낡은 묵은 포도주가 어울린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강생한 이유는 사람과 같아져 사람을 구원하기 위함이다. 구원이란 같아지는 데서 시작된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면 갈등과 분열, 미움과 증오가 일고 끝내 싸움으로 진전해 파멸에 이르기 쉽다. 다름 안에서 한 마음을 이루는 것이 조화이고 평화의 길이다.

 

같아지기 위해서는 자신을 죽이고 비워야 한다.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 차돌처럼 딱딱하고 차가운 가슴으로는 같아질 수 없다. 그런 가슴으로 가까이 가면 오히려 부딪쳐서 깨지고 다치게 된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에게 새로움의 옷을 입히기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함께 살아가는 나와 다른 형제의 구원을 위해, 아니 그와 같아지기 위해 나는 어떤 포기와 비움을 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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