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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3-17 01:27

사순 4주 월요일

2,255
김오석 라이문도

“(집으로)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요한 4,50)

 

집에 돌아가면 사경을 헤매던 아들의 생명이, 따사로운 봄날 새움이 트듯 생기를 얻으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당장 눈앞에서 어떤 기적을 보여주지 않았고 그저 한마디 했을 뿐이지만 아버지의 믿음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 생명의 꽃을 피워냅니다. 예수님 말씀의 힘을 믿은 것이지요. 아버지의 믿음 그리고 듬직함은 가정의 보화입니다.

집은 우리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요, 아버님의 투박하지만 끈끈한 사랑이 머무는 곳이요, 따스한 어머님의 손길이 기다리고 있는 우리의 안식처입니다. 형제자매들과 훈훈한 정이 살아있는 사람들의 고향입니다. 오늘 우리의 가정이 그런 정이 넘치도록 매일 애를 써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최종적인 집은 아버지의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우리의 눈은 언제나 그곳을 향하고 있고 우리의 발걸음 역시 쉼 없이 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런가? 하는 질문은 늘 유효합니다. 한 눈팔고, 편한 길 생기면 기꺼이 그리로 가는 약삭빠른 우리가 아닌지 반성해야 합니다.

의지가 약하고 유혹에 약한 우리의 한계요 슬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잃으면 안 됩니다.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 매일 새롭게 변화하길 갈망하고 노력하는 우리의 다짐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일어나지 않고 그렇게 엎드려 있으면서 편하다고 착각하는 우리의 안일함이 더 큰 문제입니다. 어제는 사라졌고 우리 앞에 놓인 것은 현재와 미래라는 열린 시간과 공간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하늘의 집,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치열하게 질문하고 사색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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