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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엽동성당

말씀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사제의글

2015-03-17 01:28

사순 4주 화요일

2,406
김오석 라이문도

“벳자타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 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이 많이 누워 있었다.”(요한 5,2-3)

 

질병은 인간이 겪어야 하는 고통의 대표적인 것이다. 병의 치유는 구마와 함께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 선포에 있어서 구체적인 표징의 하나로 제시되었다. 질병은 인간의 내부에서 사람을 사람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나쁜 힘이다. 질병을 포함해 인간의 모든 고통을 다 벗고 언제나 건강하게 고난 없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미안하게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누구나 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프지 않은 사람 없고 고통없는 사람 없다.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삶의 고난과 고통은 어쩌면 죽을 때까지 인간 존재와 함께 가는 동반자와 같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거부하고 도망가면 그것은 나의 불행이 되고, 그것을 긍정하고 받아들여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극복할 힘도 하느님으로부터 얻는다면 고통과 고난은 오히려 내 삶의 질적 수준을 드높이는 기회요 은총이 될 수도 있다. 십자가가 은혜라는 말은 이런 뜻이다.

 

예수님의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파하는 수많은 사람들, 이웃들, 가족들... 좌절과 절망 속에서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적어도 기도해 줄 수 있다. 마음을 다해, 힘을 다해, 정성을 다해...

본당 설정 20주년 기념 1:1 묵주기도 운동을 이런 취지에서 이해하면 우린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기도를 선물할 수 있다.

기도하는 이에게는 기쁨, 받는 이에게는 하느님의 놀라운 은혜가 될 것이다.

 

많이 아픈가요? 주님을 만날 수 있는 은총의 기회를 허락받은 것이라고 믿으십시오.

건강하신가요? 아픈 사람들에게 줄 당신의 기도와 팔과 다리를 오늘 주님께서 요청하셨음을 기억하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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